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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또한 지나가리라
김형태 박사(전 한남대학교 총장)
 
편집국   기사입력  2018/01/29 [17:05]
▲ 김형태 박사(전 한남대학교 총장)     ©편집국
“이 또한 지나가리라.”(This, too, shall pass away.)라는 글귀는 지혜서 ‘미드라쉬’에 나오는 글귀로 유대인들이 항상 즐겨 쓰는 구절이다. 유대인들은 나치 학살을 겪을 때에도 이 구절을 생각하고 외우면서 엄청난 고난과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.

지금 너무 잘 나간다고 뽐내고 있지는 않은지? 이 또한 지나가리라. 지금 너무 괴롭고 슬퍼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가? 이 또한 지나가리라. 아름답고 예쁜 젊음이 영원할 것 같은가? 이 또한 지나가리라. 인생은 항상 돌고 도는 것이다. 양지가 음지 되고, 음지가 양지 되는 것이며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는 법이다. 산에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올 때도 있는 것이다. 웃는 자가 울 때도 있고 우는 자가 웃을 때도 있는 법이다. 모든 일은 시계추의 진자운동처럼 그네가 오고가는 것처럼 시소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처럼 무시무종 유턴(u-turn)하는 것이다. 전화위복이 있는가 하면 소년등과(少年登科)처럼 전복위화도 있는 것이다.

세상만사 모두 새옹지마(塞翁之馬)인 셈이니 고은 시인의 “내려갈 때 보았네/올라갈 때/못 본/그 꽃”에 공감하는 것이다. 그러나 노인층에 든 사람들은 우리 생명 자체가 곧 지나가버릴 것이니 마지막 남은 석양빛 같은 여생을 아껴가며 살아야 할 일이다. 그 아끼는 방법은 대략 이러하다.

①집 안과 밖에서 넘어지지 말고 끼니를 거르지 말며, 과식을 삼가고 이사하지 말며 살던 집에서 계속 사는 게 좋다.

②절대로 설치지 말고 헐뜯는 소리나 잔소리는 삼가는 게 좋다. 남의 일에 간섭하지 말 것이며 묻거든 가르쳐주되 모르는 척 하고 어수룩해야 편안하다.

③어차피 젊은이들에게 신세 질 수밖에 없다. 젊은이들에게 이기려 들지 말고 칭찬을 아끼지 말며 한 걸음 물러서서 양보하는 것이 편안하고 원만하게 살아가는 비결이다. 그러나 불의나 부도덕함과 무례한 행위에 대해선 확실한 충고를 해 주어야 한다. 이것이 사회를 위한 늙은이의 마지막 봉사일지도 모른다.

④돈 욕심은 버려라.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조금 불편하게 살면 된다. 아무리 많은 돈을 가졌다 해도 결국 “空手來空手去”(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간다.) 아무리 부자라 해도 하루에 여섯 끼 식사할 것 아니고 아무리 돈이 많다 해도 한번에 스무 벌 옷을 입는 것은 아니다. 너그러운 마음으로 후히 베풀고 좋은 일 많이 하고 덕을 쌓으면서 살아가야 한다. 그러나 한편 돈이란 늙을수록 더욱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. 죽을 때까지 일정액의 돈은 꼭 쥐고 있어야 한다. 돈이 늙은이를 지켜주고 최소한의 존재감을 갖게 하기도 한다.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으면 주되 끝까지 두 늙은이 몫은 갖고 있으면서 쓰고 살아야 한다. 자녀들과 돈 문제로 갈등을 겪지는 않는 게 좋다.

⑤늙었다 해도 세상 물정에 너무 어둡거나 멍청하면 안 된다. 신문, 방송과 잡지책을 통해 꾸준히 두뇌를 회전시키고 두 가지 이상의 취미 생활을 하는 게 좋다. 바둑이나 장기, 당구나 오락도 좋다. 단 어떤 것이든 무리가 가면 안 된다.

⑥늙을수록 신앙생활에 열심을 갖는 게 좋다. 다가올 죽음 너머의 내세에 대해 확신을 갖는게 좋다. 해외여행을 가기 전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설렘에 기뻐하듯 죽고 난 다음에 어떤 상황에 이를 것인지 준비하는 게 좋다. 주변정리도 하고, 재산정리도 하고 삶을 총정리하면서 떠난 자리가 남루하지 않도록 정리정돈을 하는 게 좋다. 새도 둥지를 떠날 땐 깨끗이 청소하고 떠난다고 한다.

재정문제의 깨끗한 정리, 인간관계에서 맺힌 것들, 자기 삶의 정리정돈도 잘해야 한다. 우리가 딛고 간 발자국을 뒤따라오는 이들이 딛고 올 것이니까 지나간 자취가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. 몇 마디 어록이나 좋아했던 성경과 찬송가도 자녀들에게 남겨놓도록 하자. 보이는 사람은 간다. 그러나 보이지 않는 신앙과 정신과 어록은 남게 된다. 호적의 이름 석 자 말고 정신과 교훈으로서의 흔적 하나쯤은 남기는 게 좋다.
 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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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사입력: 2018/01/29 [17:05]  최종편집: ⓒ kidoktimes.co.kr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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